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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에 이 드라마 제목 보고 그냥 웃었어요.
‘폭싹 속았수다’…?
뭐야, 이거 제주도 말이야? 하면서요.
근데 이상하게,
제목만 들었을 땐 좀 귀엽다 싶었는데
드라마 다 보고 나니까 그 말이 확 와요.
“폭싹 빠졌어, 진짜 감정에.”
그렇게 말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.
말 하나가 그냥 감정이 되더라고요.
처음엔 잘 몰랐어요. 근데 계속 남았어요
솔직히 처음엔 좀 어색했거든요.
제주도 방언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.
뭐랄까, 대사가 자꾸 낯설게 들려서
‘어? 뭐지? 이게 무슨 말이지?’ 자막 봐야 이해됐어요.
근데 한두 화 지나고 나니까,
그 말투가 이상하게 편안해지더라고요.
그 어미 처리라든지,
“했수다”, “있으멍”, “마씀”…
그런 말들이 되게 부드럽게 들려요.
그리고 그 안에 감정이 다 들어있는 느낌?
그냥 그 말로 이야기해주는 거예요.
설명 없이도, 분위기랑 표정이랑 그 말 하나면 다 알겠는 거 있죠.
관식이 한마디 할 때마다 울컥했어요
관식이라는 인물이 있어요.
말수도 적고, 감정 표현도 안 하고,
근데… 이상하게 그 사람이 한 마디 하면
마음이 찡해져요.
“네가 있은게 좋았주게.”
그 대사요.
진짜 대단한 말도 아닌데,
거기서 그냥 울컥하더라고요.
왜 그랬을까요. 그 말투 때문일까요?
아니면 말 없이 곁에 있어준 시간 때문일까요?
잘 모르겠지만,
그 한 마디에 담긴 정서가 너무 깊었어요.
표준어였으면…
“네가 있어서 좋았어.”
음… 감동이 반쯤 줄었을 거예요.
근데 **‘있은게 좋았주게’**는,
말도 조용히 끝나고, 감정도 조용히 퍼져요.
자막으로 봤는데 감정이 다 느껴졌어요
넷플릭스에서 봤으니까,
해외 팬들도 자막으로 볼 텐데
그 말투가 과연 잘 전해질까? 싶었어요.
근데 신기하게도 SNS 보니까
“이 말은 모르겠는데 왜 눈물이 나지?”
그런 반응이 엄청 많더라고요.
저도 그랬거든요.
그냥… 뭔가 눈물 나요.
이해는 안 되는데 감정은 전해지는 그 이상한 경험.
이게 제주 방언이 가진 힘이구나 싶었어요.
그 말 하나에, 지역의 정서가 담겨 있더라고요.
언어는 단지 말이 아니더라고요
보면서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.
이게 단지 ‘말’이 아니라
삶의 방식이구나.
그 사람들만의 느린 호흡,
돌려 말하는 정서,
예의 있고, 조심스럽고, 근데 따뜻한 그 분위기.
제주 사람들 삶이 대사에 그대로 담겨 있는 느낌이었어요.
방언을 흉내낸 게 아니라
그대로 살아 있는 언어 같았어요.
배우들이 그걸 얼마나 연습했는지는 모르겠지만,
적어도 보기엔 정말 자연스러웠어요.
사라지는 언어를 드라마가 살려냈다는 것
듣자 하니 제주 방언이
유네스코에서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됐다고 하더라고요.
그렇게 사라져 가는 언어가
드라마 한 편으로 이렇게 주목받는다는 게
진짜 신기하지 않아요?
그리고 그게 단지 특이해서가 아니라,
감동적이라서 기억에 남았다는 게 더 대단한 것 같아요.
방언 쓰면 자칫하면
좀 웃기게 소비되거나,
특이함으로만 다뤄지기 쉬운데
여기선 완전히 달랐어요.
이 드라마에선 제주 말이 주인공이었어요. 진짜로.
그냥, 제주 말이 그리워지더라고요
다 보고 나니까 그 말투가 계속 맴돌아요.
‘마씀’, ‘있으멍’, ‘했수다’
이런 말들이 그냥… 정겨워요.
언제 한 번 제주 가서
그 말투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
그 말 들으면 괜히 좀 괜찮아질 것 같고요.
그냥 그런 느낌. 이유는 모르겠고,
그 말투가 자꾸 생각나요.
마무리할게요, 조용히요
‘폭싹 속았수다’를 보면서
처음엔 낯설었던 말들이
어느 순간 가장 큰 감정이 되더라고요.
그래서 말은 끝나도
그 말투는 자꾸 떠오르고,
관식의 말 한마디는 며칠이 지나도 생각나요.
그게 제주 방언이 가진 힘이에요.
단지 말이 아니라,
기억이고, 감정이고, 정서고, 그 지역의 삶.
정리 안 해도 되죠?
그냥… 느끼면 돼요.
말은 모르겠는데
마음은 알겠는 그런 경험.
그걸 ‘폭싹 속았수다’가 해줬어요.